지난 7월 26일, 유엔 고문방지위원회(이하 “CAT”)는 대한민국 제6차 「고문 및 그 밖의 잔혹한·비인도적인 또는 굴욕적인 대우나 처벌의 방지에 관한 협약」 국가보고서 심의에 대한 최종 견해를 발표했어요. 젠더폭력은 CAT에서 다루는 항목으로 한국정부의 국가보고서에 포함되었죠. 이에 한국여성의전화는 ‘제6차 유엔 고문방지협약 심의 대응을 위한 한국시민사회모임’의 일원으로 참여하여 한국의 국가보고서에 담긴 젠더폭력 근절을 위한 조치에 대해 반박 의견과 질의를 제출했어요. (시민사회공동보고서 전문 읽기)
* 유엔 고문방지위원회(UN The Committee Against Torture) : 고문 및 그 밖의 잔혹한, 비인도적인 또는 굴욕적인 대우나 처벌의 방지에 관한 협약에 의해 창설된 유엔 산하 인권 기구
🔥 제6차 국가보고서는 한국 사회 여성폭력의 현실을 숨긴 허울 좋은 보고서일 뿐이다
정부가 제6차 국가보고서를 통해 표명한 입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정폭력처벌법 개정 : 가정폭력처벌법* 개정으로 가정폭력 범죄의 현장 대응을 강화했고, 형법 및 성폭력처벌법** 개정을 통해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고 보고했어요.
⭕ 전국 쉼터 운영 : 전국에 쉼터를 운영하여 피해자들의 안정된 생활과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고 언급했어요.
⭕ 혼인 관계 내 강간죄 성립 : 혼인 관계 내 강간죄가 성립하기에 현행법상 부부강간이 처벌 가능하다며, 부부강간에 대한 별도 입법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했어요.
*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그러나 해당 보고서는 한국 사회 여성폭력의 현실을 숨긴 허울 좋은 보고서일 뿐이죠. 실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정폭력처벌법 개정 :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해마다 20만 건 넘게 보고되고 있으나, 절반가량이 현장에서 종결되며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검거 인원은 1%가 넘지 않아요.(관련 기사 보기)
❌ 전국 쉼터 운영 : 가정폭력 피해자 쉼터는 국토교통부에서 제시한 1인 최저 주거 면적조차 충족하지 못하는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피해자 지원 예산이 감축되어 피해자들의 자립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죠.
❌ 혼인 관계 내 강간죄 성립 : 아내 강간이 인정된 대법원 판례는 극히 소수의 사례에 불과해요. 또한 성폭력 관련 범죄 통계에 피·가해자의 관계가 배우자인 경우는 분류되지 않아 실제 형사처벌 현황조차 파악할 수 없죠. (관련 판례 보기)
🔥 가해자에 대한 적절한 처벌과 국가로부터의 피해자 보호와 지원이 필요하다!
위와 같은 실상에 대해 CAT의 최종 견해에서 권고된 내용을 살펴보면요,
✅ 형법 개정 : 합의 없이 이루어진 성관계로 정의되는 부부 사이의 강간을 적정한 처벌이 따르는 구체적 범죄행위로 규정하도록 형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 쉼터 접근 개선 : 여성폭력의 생존자와 그 가족은 국가로부터 보호와 지원을 받아야 하며, 의료 및 법률 지원, 전국 어디서든 충분한 예산이 확보되어 운영되는 쉼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 여성폭력 신고와 조사 : 또한 가정폭력을 포함한 모든 여성폭력이 신고되어 철저히 조사되어야 하며, 가해자에 대한 적절한 제재와 처벌이 필요하고 생존자는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명시했어요.
🔥 정부는 책임을 다해 협약 내용을 이행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책무를 다하라!
올 6월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이하 “CEDAW”) 역시 한국정부의 성평등 정책 역행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지속 가능한 성평등 사회를 위해 노력하라며 권고한 바 있는데요. (최종 견해 보기) 하지만 국제사회 및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우려와 개선 요구에도 정부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요. 언제까지 국제사회의 흐름에 반하는 여성폭력 사건이 반복되어야 합니까. 정부는 당사국으로서 책임을 다해 협약 내용을 이행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책무를 다하십시오!
*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UN The Committee on the Elimination of Discrimination against Women) :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 철폐에 관한 협약에 의해 창설된 유엔 산하 인권 기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