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킹처벌법 시행 2년, 현실은?

지난 10월 21일은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지 2년이 되는 날이었어요. 22년의 기다림 끝에 제정된 스토킹처벌법이 폭력으로부터 여성들을 지키는 최소한의 울타리가 되기를 고대했지만, 지난 2년간 우리가 목격한 현실은 기대와 사뭇 달랐습니다.

🔥 스토킹 관련 상담전화 3배, 신고 2배 증가. 검거율은 8.4%?

이는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스토킹처벌법 시행 다음 해인 2022년에 여성긴급전화1366센터에 걸려 온 스토킹 관련 상담전화는 2021년 2,710건의 약 세 배인 6,766건으로 집계되었어요.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접수된 112신고 또한 2021년 14,509건에서 2022년 29,565건으로 2배 이상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2022년 스토킹 검거 건수는 신고 건수의 8.4%에 불과한 2,485건에 그쳤는데요. 사건이 기소되어 재판에 넘어가더라도 사법부는 ‘피해자에게 직접 위해를 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 및 제재의 수위를 낮추는 미온적 태도로 임했어요. 언론보도에 따르면, 스토킹처벌법 시행 후 1~3심 양형통계를 분석한 결과 80% 이상이 집행유예 이하의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고 합니다(관련 기사 보기).

🔥 정부의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오히려 축소 

윤석열 정부는 스토킹 범죄를 ‘5대 폭력’으로 규정하고 피해자 보호와 지원을 국정과제로 내걸었어요. 단계별 지원을 위한 통합 대응체계를 만들겠다 공언했지만, 실제로는 어떨까요? 스토킹 피해자 지원을 위한 독립적 예산도 마련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가정폭력 지원 사업에 통합하여 구색맞추기 식으로 ‘스토킹’ 사업을 끼워 넣고는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예산마저 축소시키려 하고 있어요(관련 기사 보기). 변죽만 울리는 ‘대책 발표’가 반복되는 동안 스토킹범죄 처벌과 피해자 보호는 요원해지고 있습니다.

🔥 우리는 여성폭력 근절에 책임을 다하는 국가를 원합니다!

법과 제도가, 국가 시스템이 작동할 것을 믿었던 여성들은 지난 7월의 인천 스토킹 여성살해 사건과 작년 9월의 신당역 여성살해 사건은 물론, 그 외 보도조차 되지 못한 수많은 스토킹 피해를 목격하며 스토킹처벌법과 국가의 존재 의미를 되물었을 거예요. 국가는 스토킹이 여성폭력 범죄라는 본질을 직시하고 폭력 근절에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명확한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인권 보장을 위해 법률의 미비한 조항을 하루빨리 재정비하고, 피해자 지원체계 및 예산을 제대로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